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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w from/Retrospection

애플망고와 함께 한 한달

2월 마지막주에 애플망고 먹고 남은 씨앗에 크리넥스+물을 이용해서 발아 시켜봤다.

일주일 후 보니 싹이 뽈록 튀어나왔길래 흙에 옮겨심었다.

그렇게 2주가 더 지나도록 좀처럼 자라지 않아서 죽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쓴 글에서 사진을 보면 2주만 되도 한창 쑥쑥 자라는 모습이였으니깐 말이다.

 

싹이 더 올라올 생각을 하지 않는것 같아 다시 흙을 파보고서 놀랐다.

아래로 꺽어져 뿌리 갈래가 뻗어나가는것을 보니, 내가 싹이라고 생각했던 부위는 뿌리였다.

즉 거꾸로 심어서 뿌리를 바깥에 노출했으니 좀처럼 자라지 않던 것이었다.

다시 뒤집어서 심고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싹이 흙 위로 나오질 않았다.



이상해서 다시 흙을 파서보고 또 놀랐다.

싹 자체는 자랐는데 처음에 뒤집어서 자란덕에 씨앗이 싹을 가려서 제대로 위로 자라고 있지 못하고 물음표마냥 아래방향으로 말려 있는 상황이었다.

내가 산부인과 의사는 아니지만 사람으로 비교하자면, 아기가 거꾸로 자랐는데 태반이 아기를 덮고 있어서 아기가 밖으로 나오질 못하는 상황이라고 해야되나??

이건 뭐 구글링해서 해결법이 찾을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은데, 엄청 고민하다가 뿌리에서 씨앗을 분리해버렸다.

씨앗에서 양분을 받는것보다 햇볕을 못보는게 더 큰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딱히 다른 방법이 없었다.

 

강제로 씨앗과 분리해서 죽을까봐 걱정했는데, 2일 지나고 다시 보니 싹이 위로 곧게 펴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애벌래처럼 말려있던 싹이 다시 위로 쭈욱 펼쳐져서 잘 자라는 것을 보면서, 자연의 신비로움에 감탄이 나왔다.

 

열대식물인데 겨울에 심었으니 안죽게하려고 볕 드는 날은 베란다에 놓고, 일몰 시간에 집안에 옮겨놓고 매일 반복했으며, 중간중간 흙을 파헤쳐 상태를 확인하며 응급처치(?) 하는 것을 한달이나 한 끝에 겨우 싹을 보게 된 것이다.

뒤늦게 싹을 틔운 이 애플망고를 보니, 뒤늦게 개발에 입문해서 고생했던 기억들이 문득 떠올랐다.

여러 어려움을 딛고 결국 곧게 자라고 있는 애플망고처럼, 이번 회사에서 나도 싹을 틔울 수 있기를 바래본다.

 

발아하고 한달지나 볼 수 있던 새 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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