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Grew from/Study

[방통대] 컴퓨터과학과 4학년 2학기 후기 & 졸업소감

과목후기

저번에도 느낀건데 기말고사가 태블릿 시험으로 바뀌면서 기존 기출문제가 사실상 없어진것 같다.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기출에서 자주나왔던 부분을 중점적으로 분석하며 공부를 했더니 오히려 시험 문제를 그 부분들을 피해서 문제를 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부 열심히 한거에 비해 점수가 망했다.)
즉 기존의 기출문제 위주의 공부방법으로 하면 안되고, 기출문제 없는 신규 개설과목 공부하듯이 해야 점수를 잘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컴퓨터구조

"한권으로 읽는 컴퓨터구조와 프로그래밍" 이라는 책을 읽고 공부하기 위해 선행학습(?)으로 선택한 과목이다.
시니어 개발자로 가는 중이라 현재의 내가 개발자로 한 차원 성장하기 위해서 컴퓨터 자체의 이해도는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졸업하고 나서도 앞서 말한 책으로 공부를 이어가려고 하는 과목이다.

자료구조

정광식 교수님 수업은 확실히 설명은 쉽게 하고 시험은 어렵게 내는 것 같다고 느꼈다.
의사코드만 있고 개념 중심으로 설명하는데, 나는 현직 개발자라 그냥 C고 JAVA고 실제 코드로 짜고 설명해주는 것이 훨씬 와닿는것 같다.
이번에 리뷰 썼던 "알고리즘 첫걸음" 책으로 자료구조&알고리즘은 계속 공부를 이어가려고 하는 과목이다.

C++프로그래밍

작년에 신청했다가 연일되는 철야에 주말까지 출근하던 시기라 도저히 과제할 시간조차 안나서 포기한 과목인데, 성적표에서 F를 지우기위해서 이번학기에 다시 신청했다.
이름이 비슷한 java보다 javascript랑 문법의 유사성이 훨씬 많은 것 같다는게 생각이 들었고, C++에서 참조&포인터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javascript 대한 이해가 더 높아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였다?!

철학의 이해

철학을 언젠가 꼭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에 선택했고, 기말 과제가 "소크라테스의 변명" 책 읽고 하는거고 해서 겸사겸사 철학 책들을 여러권 읽었다.
시험으로 봤으면 단순히 답 외우기에 그쳤을텐데, 과제라서 오히려 강의를 더 집중해서 봤고 관련된 철학책도 여러권 읽게되서 멀게 느껴졌던 철학이 친숙해진것에 만족한다.
강좌도 여러 교수가 참여해서 그런지 패널로 자주 초대하고, 티비 프로그램 같은 느낌이 들어서 지겹지 않았다.

심리학에게 묻다

강의 구성 자체가 일반적인 방통대 강의랑 아예 다른 입체적인 형태를 띄고 있어서 그냥 티비프로나 유튜브 채널을 보는 듯한 느낌이고 재미있었다.
개발자 하다보면 멘탈 썰리는 일이 한두번이 아닌데, 멘탈 붙잡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내 방통대 인생에 최고의 영상 강의로 뽑고 싶다.

성,사랑,사회

과목명을 한국여성과 페미니즘으로 바꿔야 할것 같다.
어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상호 쌍방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 강의는 예전의 남성 중심의 한국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즉 강의를 듣고나서 페미니즘에 대해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는게 아니라, 너무 편향적이라서 거부감 마저 들었다.
물론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이 어릴 땐 정말 여성차별이 심한 세대라서 이해가 되긴 하는데, 지금의 시대에는 맞지 않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아쉬웠다.
하지만 점수는 매우 잘나왔고 과제에 대해 피드백을 달아주셔서 좀 감동이었다.(채점한 교수님은 다른 사람이라고 한다.)

졸업 후기

10월에 졸업논문을 대체할 수 있는 SQLD 자격증을 취득했기 때문에 드디어 "전공자 출신 개발자"라는 타이틀을 취득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작년에 데이터베이스 과목을 수강할 때보다 정작 이번 여름방학때 SQL을 훨씬 많이 공부했다.
백엔드에서 프론트로 전향한지 꽤 되나 보니깐 SQL문법이 가물가물해진 것에 충격받았고, 내년부터는 토이프로젝트로 백엔드까지 직접 작업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한 심경은 대학을 졸업했다는 느낌보다는 매우 취득하기 힘든 자격증에 합격한 그런 뿌듯함을 느꼈다(?)
보통 사람들이 대학 졸업하는 나이보다 훨씬 늦게 졸업한 것도 있고, 코로나 때문에 출석수업도 비대면으로 이뤄져서 그런것 같다.

작년에 방통대 입학과 동시에 회사도 이직했는데, 9개월정도 연이은 야근과 철야를 하느라 하루에 4~5시간도 못자는 날이 대부분이라 '이렇게 일하다가 죽을 수도 있겠는데?'고 생각이 들 정도로 빡셌다.(팀동료들이 나 죽을까봐 걱정할 정도였다.)
거기에 방통대까지 병행 하느라 주말에도 쉬지못하고 공부 혹은 과제 때론 출근까지 하느라 수명이 한 10년 줄어든것 같다.
이번년도에 받은 건강검진 결과가 극심한 스트레스&피로로 인해서 안좋은 결과가 나온 것을 보고 충격받았고, 방통대를 포기할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회사를 포기하였다(?)
옮긴 회사도 보통 사람 기준에서 빡센 회사지만 그래도 여기는 철야 시키면 다음날 재워주는 인간적인 회사(?) 여서 잠을 훨씬 많이 잔 덕분에 몸이 많이 좋아진것 같고 학업도 무리없이 잘 소화해서 졸업을 해냈다!
주변 사람들 특히 내가 일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회사만으로도 빡센데 학업까지 병행하는것 보면 대단한것 같다고 했는데, 지기 싫어하는 특유의 성격 덕분에 내 자신과의 싸움을 끊임없이 했고 이겼을 뿐이다.
'목숨걸고 하면 뭔들 못하리오.' 라고 말하곤 했는데 2년동안 스팀팩 빨며 싸우다 죽을 뻔했으니, 연말에는 쉬면서 체력좀 회복 해야겠다.

편입으로 입학해서 2년동안 공부한 내용들은 앞으로의 내 삶에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그간 배운 전공과목들이 개발자에게 필요한 기본 지식이기도 하지만, 인문학 철학같은 교양과목들도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좀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해주는 지식을 학습시켜주었으므로.

하지만 인문학 철학은 취업에는 도움이 안된다(...)